1988년 서울패럴림픽에서 시작… 페어플레이 정신 빛낸 선수에게 수여
IPC 'I'm Possible 상’ 신설… “두개의 상 수여 불가” 운영 종료 결정
대한장애인체육회 “연구기록물 제작 등 다양한 유산사업 이어갈 것”

8월 24일 개막을 앞둔 도쿄패럴림픽. 전 세계 장애인 선수들의 최고의 경기를 만날 수 있는 이번 대회는, 도쿄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 번 모든 사람들을 환호의 물결로 채울 준비를 마쳤다.

알수록 더 재미있는 패럴림픽 이야기, 웰페어뉴스에서는 도쿄패럴림픽을 앞두고 대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동안 패럴림픽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던 ‘황연대 성취상’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지난 1988년 서울패럴림픽에서 시작된 30여 년의 역사. 비록 상은 없어지지만 패럴림픽 정신을 향한 그 뜻만큼은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이름으로 제정된 황연대 성취상, 그동안의 역사와 앞으로의 발걸음을 만나본다.

지난 2018년 3월 16일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황연대 성취상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황연대 선생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웰페어뉴스DB

한국인 최초 여성장애인 의사 ‘황연대’ 기부로 탄생… 33년간 권위 있는 상으로 ‘발돋움’

황연대 성취상은 한국인 최초의 여성장애인 의사인 황연대 선생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당시 한국은 장애인에게, 특히 여성장애인에게는 닫혀있는 사회였다. 하지만 황연대 선생은 강한 의지로 이화여자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해 의학박사가 됐다.

이후 황연대 선생은 의학뿐만 아닌, 장애인복지와 체육계를 향한 헌신적인 발걸음에 나섰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재활과 의사로 활동하던 황연대 선생은 한국소아마비아동특수보육협회를 설립해 상임이사를 지냈으며 정립회관 초대 관장,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또한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전신인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에서 상근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대한장애인체육회 고문과 2010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집행위원,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고문 등 다양한 행보를 이어갔다.

황연대 선생의 이름을 딴 ‘황연대 성취상’은 지난 1988년 서울패럴림픽에서 ‘황연대 극복상’이란 이름으로 시작됐다. 그 해 국내 잡지사가 주관한 ‘오늘의 여성상’ 시상에서 받은 상금을 ‘뜻 있게 쓰여지길 바란다’며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의 전신인 장애인스포츠기구국제조정위원회(ICC)에 전달해 만들어졌다.

특히, 선수의 성적뿐만 아닌 인성, 끈기, 페어플레이 정신을 빛낸 남녀 선수 2명에게 주어지는 만큼 그 의미를 더했다.

이후 복지 패러다임의 변화로 지난 2008년 황연대 성취상으로 명칭이 변경되고, 그해 열렸던 폐막식부터 공식행사로 인정되면서 권위 있는 상으로 발돋움 했다.

지난 2018년 3월 18일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식 현장. 해당 대회를 끝으로 황연대 성취상의 새로운 수상자는 발표되지 않는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황연대 성취상, 역사의 뒤안길로… 유산사업 등 황연대 정신 ‘지속’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황연대 성취상은 이번 도쿄패럴림픽부터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월 국제패럴림픽위원회(이하 IPC)는 황연대 성취상 운영 종료 여부를 최종 전달했다.

같은 해 6월 열린 제82차 IPC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도쿄패럴림픽 'I'm Possible 상’ 신설이 결정된 만큼, 폐회식에서 두 개의 상을 수여할 수는 없다는 IPC 방침에 따라 폐지가 결정됐다.

이에 대해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설명하며 폐지 결정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으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황연대 성취상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그 정신만큼은 계속될 예정이다. 다양한 기록물 제작과 사업 등을 통해 그동안의 유산을 이어겠다는 것.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서울패럴림픽부터 이어져온 황연대 성취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연구기록물 제작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유산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황연대성취상위원회와 함께 협의해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며 계속해서 황연대 정신을 잇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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